책과 함께

[책] 근원의 시간 속으로

나둘 2023. 8. 7. 19:47

 

저자는 미국의 한 과학자이다. 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지질학자이다. 

땅 속의 지층과 암석을 연구하면서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판구조론의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연구해 가는 친구이다. 

 

왜 뜬금없이 저자 이야기를 하는지는 책을 읽어본 사람은 공감할 것 같다. 자연에게 받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한 지질학자의 여정과 생각들이 이 책에는 녹아있다. 여기서 과학자라는 것이 방점같기는 하다. 나도 물리를 전공한 한 회사의 연구원으로서 과학적 마인드를 잘 알고 있기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책은 좀 과하긴 하다. 그래서 아쉬웠다. 

 

문학적으로 매우 아름다운 표현력을 가진 과학자라면 겪었던 그 경험들을 더 잘 표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책의 제목은 A wilder time 으로 솔직히 황량한 시간 또는 시대 라는 표현일 것같은데 책을 읽다보면 한글 제목 참 잘 뽑았네 하는 느낌이 든다. 지구의 땅들은 판구조론에 의하면 결국 저 땅속으로 사라지거나 바깥에 나와있으면 바람과 물로 인해서 풍화 또는 침식이 되어 버려 많은 부분이 사라지게 된다. 빙하로 덮여 있는 그린란드, 또는 남극을 제외하고는 모두 풍화침식작용을 받게 되기에 이제는 대부분 사라진 지층들을 연구하는 저자에게는 그린란드는 매우 좋은 장소였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지층 결국 지구에서 땅이라는 껍질이 생기는 태초의 지층을 찾으러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 야생의 끝인 그린란드에서 겪는 일들과 생각들이 거칠지만 함축적인(과학자들은 이런 표현을 좋아하지...) 글로 표현되어 있다. 

 

그 중 가장 공감이 되었던 부분은 야생에 있으면 가치를 판단하고 기준을 정하고 그런 생각은 부질없고 오로지 존재하냐 소멸하냐에 대한 기준만 있다는 부분과 야생은 고독하고 쓸쓸하지만 아름답다는 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