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두 사람의 역사
초판이 2018년 쯤 나온 책이니 대략 2020년쯤 샀을 듯 싶고, 딱 고흐와 고갱의 만남 부분만 읽고 서재에 묵혀둔 책. 저자는 헬게 헤세라는 칼럼기고자(?)에 가까운 사람이다. 단편 영화도 찍었고, 주요 언론에 문화,역사,경제에 관한 칼럼에 기고하면서 역사나 처세술관련 책을 쓴 사람이기도 하다. 책 제목은 깔끔한 느낌이었다. "두 사람의 역사" 결국 어떤 동시대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두 사람의 만남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그리고 역사의 흐름에 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꽤 주관적으로 서술한 책으로 보였다. 난 책을 고를 때 제목, 표지, 저자, 그리고 차례를 보고 판단을 한다. (이러면 다 본다는 건가..ㅋ) 이책은 저자는 그닥이었고, 표지는 마음에 들었고,(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어쩔수...) 그리고 제목이 꽤나 맘에 들었었다. 얼마나 저자는 역사적 사실을 두고 두 사람의 만남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흐름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까지 잘 엮어서 최종 실제의 역사를 어떻게 재해석할까? 가 궁금하였었다. 차례를 보면 연대기 순으로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레오나드로 다 빈치, 괴테-훔볼트, 반고흐-폴고갱, 아인슈타인-닐스보어, 처칠-채플린, 존레논-오노요코, 아서밀러-마릴린 먼로 등등 꽤나 매력적인 사람들의 만남들을 잘 엮어 보였다.
느렸지만 천천히 다 읽은 결과는 애매하다. 아서밀러-마릴린 먼로와 같이 서로 부부였던 사이인 사람들간의 영향력은 기술을 안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반해서 윈스턴 처칠과 찰리 채플린간의 관계는 두 번 정도의 오프라인 만남과 몇번의 편지를 주고 받은 정도이다.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 억지가 될 수 있는 서로간의 영향력을 저자는 꽤나 멋드러지게 그릴려고 노력하였다. 결국 나의 결론은 정치, 미술, 예술, 철학과 같이 동일 분야의 두 사람의 만남은 정말 큰 영향을 주지만 다른 필드에서의 두 사람의 만남은 영향을 주는 점이 한정적으로 보였다. (밥그릇 싸움같이 처절해야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인지...)
그래서 반고흐-폴고갱, 아인슈타인-닐스보어, 존레논-오노요코, 넬슨만델라-프레데리크 빌렘 데 클레르크,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정도가 같은 분야에서 서로 강하게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다른 필드의 사람들간의 만남은 의외성으로 오히려 우리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다보니 이 책의 보이지 않는 매력이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