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동진 독서법

7년이 지나서야 이 책을 찾은 것도 운명일까? 최근 고명환의 "고전이 답했다"를 읽고 사라진(?) 시간과 돈을 씁쓸해 하였던 나에게 단비같은 책이 찾아왔다. 나에게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에요? 라고 물어보면 책, 영화, 프라모델 조립, 컴퓨터 게임 정도를 답할 것 같다. (여기에 글쓰기를 넣고 싶지만 한참 멀었다.) 그 중에서 단연코 책이 제일 앞에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에게 자랑하려는 마음도 있고(뭔가 교양이 있는 것같은 느낌때문일까?), 새로나온 책들이 너무나 궁금하기도 하고(베스트셀러는 정말 싫어하는 나...), 책들 사이에 있으면 내가 똑똑해지는 것같기도 하는 등등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많이 댈수 있을 듯 하다. 중고등학교때 CA(이말을 지금도 쓰나..ㅎ)는 항상 독서클럽이었고, 대학생때부터는 시간날 때마다 도서관, 동네 책방, 아니면 대형서점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나에게는 종로역, 광화문근처로 친구들과 약속이 있으면 종로서적, 영풍문고, 교보문고를 가지 않는 일이 없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가서 서점에서 이리기웃저리기웃하면서 책들을 들여다보는 게 나에게는 즐거운 일이었다. 중고등학교때는 정말 많이 읽은 것같은데...대학전공을 가지면서 깊이를 추구하다보니 교양서적을 보는 시각에 전공서적을 더 봐야지 하는 마음만 있고(책은 읽지 않고 연애나 게임만 한것같기도...) 실천은...
그랬던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필요한 것인지 다양한 책들을 다시 찾고 있긴 하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할수 없는 일들이 점차 많아지면서 독서는 잃어버린 파랑새처럼 다시 찾게 된 좋은 취미인 듯 하다. 그러다보니 독서 그 자체 또는 책 그 자체에 대한 책을 참 많이 찾게 된다. 이동진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영화평론가가 아닌가 싶다. 방송이나 칼럼 또는 영화평론에서 이동진 작가는 차분히 말을 조리있게 잘하는 그렇다고 오올드하지 않고 오버하지 않아서 옛적부터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2013년쯤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알고는 있었지만 그 당시 나에게는 나꼼수를 더 좋아하고 타향 미국에서 포닥생활에 적응하려고 몸부림을 치던 시절이었다. 그 팟캐스트를 한번이라도 들었다면 이 책을 더 빨리 접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시작을 한다.
"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찬 한낮의 카페 한가운데 좌석에서든, 시계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울리는 한밤의 방 한구석에 홀로 기대 앉아서든, 모두 그렇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한 경험이지만, 그 고독은 감미롭습니다."
이 글이 독서의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알려주는 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p.s. 이동진 작가의 서재(이동진 작가가 선정한 17000권이 있는 그곳...)에 한번 가보면 참 즐거울 것 같다.